[중쇄를 찍자] 간만에 본 정말 괜찮은 드라마!
이 드라마 너무 좋다. 이렇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면서 뭔가 충만한 느낌을 주는 드라마는 오랜만인 것 같다.
간만에 괜찮은 일드를 보게 돼서 정말 기분이 좋다. '중쇄를 찍자!' 이 드라마 너무 괜찮은 드라마다.
일단 여주인공 캐릭터가 좋다. 쿠로사와 코코로. 이름마저도 사랑스럽지 않은가. 코코로!
주변 사람들에게는 코구마(새끼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보통 이렇게 에너지 넘치고 긍정적인 캐릭터의 경우 대책없이 밝기만 해서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게 되거나 현실과의 간극으로 인해 흥미가 떨어지거나 점점 캐릭터와 시청자 사이에 간극이 생겨서 동떨어진 캐릭터가 되기 쉬운데 쿠로사와 코코로는 그런 면에 있어서 여러모로 빠지는 것 없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제나 에너지 뿜뿜에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건 한번도 좌절을 겪어보지 못한 안일함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쿠로사와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던 유도선수였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한순간에 꿈이 물거품이 되고 생각지도 못한 진로를 밟게 된 인물이다. 빛나는 이상을 얘기하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당당하게 말하지만 거기에 대해 빈정거리는 선배에게 그 자리에서 대들기보다는 꾹 참고 자리를 피할 줄 아는 인물이며 자신과 상반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조심하겠다며 그를 존중할 줄 아는 인물이고 직장 동료의 다소 비뚤어진 지적에 대해서도 그럼 가르쳐달라며 산뜻하게 달려드는 인물이다.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 줄 알지만 마음만 앞선 책임감없는 동정은 하지 않는, 어느 선까지가 자신의 역할인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매사에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순수한 면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같은 캐릭터는 아니다. 의외로 어른스러운 면도 보인달까. 그래서 보면 볼 수록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인물이기도 하다. 주변에 넘치는 활기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간만에 너무 마음에 드는 여주인공이다.
참고로 쿠로사와 코코로를 연기한 배우는 쿠로키 하루라는 배우라고 한다.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인 것 같다.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역할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같기도 하고. 얼핏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에서 국내배우 서현진이 살짝 느껴지기도 하고, 어떨 땐 예전의 카고아이가 생각나기도 하고. 검색해보니 꽤 여러 작품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듯하다.
코이즈미역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같은데 어디서 봤는지를 모르겠다. 굉장히 익숙한게 내 취향인 얼굴인데. 검색해보니 사카구치 켄타로라는 배우라고 한다. 그리고 오다기리 죠!!!! 엄청 매력적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오다기리 죠 작품을 제대로 본적이 없더라. 예-전에 사토라레가 국내방영되던 당시 스치듯 몇분 본거 외에는 영화든 드라마든 본 출연작품이 전무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봤는데 얼굴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쿠로키 하루도 그렇고 오다기리 죠 역시 다른 출연 작품들도 기꺼이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중쇄를 찍자는 꽤 오랜만에 본 일드였는데(...가장 최근에 본 작품이 메꽃이려나..?) 여기저기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보여서 반갑기도 했다.
중쇄를 찍자를 정주행하는 도중에도 느꼈고 정주행을 마친 지금도 드는 생각인데,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모두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생생한 캐릭터들이라고 할까. 그래서 작품도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고,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몰입하기가 쉬웠던 것 같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캐릭터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돼서 등장인물 모두에게 애정이 간달까.
쿠로사와(쿠로키 하루), 이오키메(오다기리 죠)는 물론이고 첫회에 범상치 않은 포스로 등장한 사장님부터 시작해서 편집장, 편집부 직원 1,2,3, 영업부 직원들, 서점 직원, 만화가 1,2,3, 만화 어시스트 1,2,3, 만화지망생 1,2 등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살아숨쉬는 의미있는 인물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모든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뭐 하나 튀는 것 없이 잘 어우러져서 매끄럽게 진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잘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렇게 밝은 내용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드라마는 긍정적인 내용 뿜뿜인데 보는 나는 그 뻔한 입바른 소리에 아무런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중쇄를 찍자는 그런 면에 있어서도 대체로 균형 감각을 비교적 잘 유지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 소재 자체도 흥미로워서 보는내내 꽤 재미있게 봤다. 만화를 그리는 과정이나 종이책과 서점들이 사라져가는 현 상황속에서 출판업계의 생존을 건 경쟁이나 만화가와 편집자와의 관계, 마감에 시달리는 만화가들의 일상, 만화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현실, 출판사와 서점과의 관계 등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중판출래: 출판업계 종사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말
쿠로사와 코코로
코토칸 사장 쿠지 마사루
바이브스 편집장 와다 야스키
바이브스 부편집장 이오키베 케이
바이브스 편집부 미부 헤이타 / 야스이 노보루 / 키쿠치 후미노리
코믹 영업부 부장 오카 에이지
영업부 코이즈미 준
만화가 미쿠라야마 류 (+어시들)
만화가 타카하타 잇슨
만화가 핫탄 카즈오
만화가 지망생 나카타 하쿠
가능하면 모든 등장인물들을 다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모든 인물들이 의미있고 매력넘치는 드라마였다.